“예수님도 난민… 나그네 대접하는 것은 기독인의 사명”

인권운동으로 ‘청년일가상’ 받은 김종철·박진숙 부부

류재복 기자 | 기사입력 2015/10/11 [12:22]

“예수님도 난민… 나그네 대접하는 것은 기독인의 사명”

인권운동으로 ‘청년일가상’ 받은 김종철·박진숙 부부

류재복 기자 | 입력 : 2015/10/11 [12:22]
[얼굴] “예수님도 난민… 나그네 대접하는 것은 기독인의 사명” 기사의 사진


         인권운동으로 ‘청년일가상’ 받은 김종철·박진숙 부부


[류재복 대기자]
지난달 29일 일가재단(이사장 손봉호)에서 ‘제7회 청년일가상’을 수상한 김종철(44) 공익법센터 어필 대표변호사와 박진숙(41) 에코팜므 대표. 이들은 국내 사회적 약자의 인권옹호에 힘써온 ‘부부 인권운동가’다. 남편 김씨는 2005년부터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대표 이호택)에서 난민, 인신매매 피해자, 무국적자 등의 법률 지원을 돕다 2011년 공익법센터 어필을 세웠다. 같은 단체에서 불어 통·번역 봉사를 하며 난민과 연을 맺은 아내 박씨도 2007년 국내 이주여성 자립을 위한 비정부기구(NGO) 에코팜므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율곡로 공익법센터 어필 본부에서 이들을 만났다. 아내 박씨는 “아직 한 일이 많지 않은데 상을 받아 황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그간 해 온 난민 지원 활동의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인정받게 된 것 같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부부가 난민을 돕게 된 데는 기독교공동체 한국라브리(L’Abri)에서 간사로 활동했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02년 강원도 양양의 본부로 거주지를 옮긴 부부는 이곳에서 기독교 세계관 연구, 강의, 상담, 농사일을 했다. 

라브리 간사의 주된 업무는 ‘손님 환대’였다. 부부는 영과 육에 상처 입은 손님들이 한국라브리 본부에 오면 함께 밥을 먹고 기도하며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토론했다. 이는 간사 생활 6개월 뒤 김씨의 사법시험 합격 소식을 들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부부가 사법연수원 입소를 2년 미루고 라브리 간사 활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해서다. 김씨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일도 이때 배운 ‘손님 환대’ 정신으로 하는 것”이라며 “난민을 돕는 것도 나그네를 대접하는 일과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독NGO ‘피난처’에서의 자원봉사 경험 또한 이들 부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김씨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아픔도 많았다. 김씨는 이들의 이야기가 행복하게 맺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이때부터 김씨는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갖고 한국에 온 이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현재 광주대 교수인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욤비 토나씨도 김씨가 집으로 데려온 난민 중 한 명이다. 토나씨는 콩고 왕족 출신으로 정권의 비리를 알리려다 수감됐는데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나와 난민이 된 경우다. 박씨도 토나씨를 돕고 이주여성에게 한글을 가르치다 난민 지원 활동에 뛰어들었다.  

박씨가 만난 이주민 여성들은 많이 배운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 지원으로 각국 수공예 작품을 전시하는 ‘다문화 공방’을 2008년 열었고 이듬해엔 이들을 위한 NGO를 세웠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2015년 5월 현재 누적된 국내 난민 신청자 수는 11만172명이다. 이들 중 난민 지위가 인정된 이들은 496명뿐이다. 전체 신청자의 0.5%가 채 안 되는 수치다. 몇 년 전부터 내전으로 큰 고통을 겪는 시리아인들도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1994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에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모두 713명인데,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은 3명이 전부다.

“우리나라는 1951년 유엔이 채택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해석과 적용 기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해요. 우리도 일제 강점기, 6·25전쟁, 군부독재 시대에 난민으로 외국에 많이들 나갔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선이 꽤 많아요. 체류 목적으로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이 우려된다면 심사를 통해 걸러내면 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선입관을 가지고 보는 건 매우 불공정한 처사입니다.”(김씨)

부부는 “예수님도 헤롯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이주한 전형적인 난민”이라며 “그리스도인이라면 난민을 더 긍휼히 여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경에서 고아, 과부, 가난한 자, 나그네를 선대하라고 한 하나님의 가르침을 그리스도인은 깊이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그네를 선대해야 한다고 이들 부부는 힘주어 말했다. “주님은 세상 만물을 다 다르게 창조하셨습니다. 다양성은 철저히 기독교적 가치입니다. 벌써 국내에 난민을 받지 말자는 분위기가 팽배한데, 그리스도인이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는 이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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